플라잉 엔젤(선원선교회)/ 노철래 시몬 신부
"남녀구별 없이 모두에게, 야훼께서 모세를 시켜 명령하신 것들을 만드는데 소용되는 것을 바칠 마음이 우러났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 모든 것을 자원하여 야훼께 헌납하였다."(출애굽35:29)
오늘 성서 본문을 통해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듯이 나는 참으로 '고집이 센 백성'입니다.(출애굽32:9, 33:5) 실로 나는 탐욕(탐)과 화냄(진) 그리고 어리석음(치)으로 똘똘 뭉친 가련한 인간입니다. 하여 하느님을 향한 '자발적인 신뢰감'이 내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기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고집이 센 백성인 내게 오늘 본문은 참 좋은 소식입니다.
'탐진치貪震治'로 똘똘 뭉친 불쌍한 나와도 하느님께서는 이미 계약을 맺어주셔서 오늘도 나와 동행하고 계신다.'고 성서본문을 통해 나는 듣습니다. 탐진치의 원죄를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온 나이지만, 동시에 여기서 해방된 본래적인 완전성(내 속에 오신 하느님이신 성령 그리스도), 즉 누가 가르쳐주어서도 아니고 후천적으로 습득한 것도 아닌 이 본래적인 완전성이 이미 내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기쁜 소식인지요!
이런 본래적인 완전성이 이미 내 속에 있기에, 탐진치로 똘똘 몽친 고집이 센 백성인 내가 하느님의 깊고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하나 조각 배이구나(이를 나는 '창해호주라 부릅니다)', 즉 하느님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이미 나를 사랑하고 계시는구나!'라는 마음(나는 이런 마음을 창해호주심이라 부릅니다)을 나로 하여금 개닫게 합니다.
이런 창해호주심을 성서에서 봅니다. 야곱이 베델에서 꿈에 하느님을 만난 뒤에 자기안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창해호주심을 발견한 뒤 이렇게 고백합니다. "참말 야훼께서 여기 계셨는데도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여기가 바로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 문이로다."(창세기28:16-17)
야곱처럼 내 속에 있는 창해호주심을 봅니다. 그 창해호주심이 서서히 회복됩니다. 창해호주심이 회복되니 하느님을 향한 자발적인 신뢰감'이 내 속깊은 곳으로부터 일어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주여, 저를 떠나지 마소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