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들의 힘이 되시는 예수님은 항상 여자와 아이들에게 관대한 모습을 보이십니다. 모세의 율법에 대해서도 예수님은 마음이 굳어진 사람들 때문에 그런 말을 했다고 지적하십니다. 또한, 자신에게로 오는 아이들을 막지 말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언행은 기실 당시에 억압받고 고난 받는 대표적 계층으로 여자와 어린이들을 배려하고 돌보려는 마음에서 나온 말씀입니다.
오늘날도 사회 곳곳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어느 시대나 상대적으로 권력과 지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상황은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이 문제에 침묵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곤 합니다. 교회 안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은근한 차별과 주요 의사결정에서 이들을 배제하는 흐름은 어느 덧 우리 안에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린이들은 또 어떻습니까? 우리는 아직도 미래 교회의 희망인 아이들 청소년 문제에 있어 공허한 구호만을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순수한 이들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한국 교회는 이와 반대로 힘 있고 사회적으로도 전혀 어려울 것 없는 이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진정 예수님의 축복을 받는 이들이 약한 자들, 억압 받는 자들 그리고 힘없는 어린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수님의 이러한 말씀은 교회의 미래에 대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여성과 어린이들을 돌보지 않고 교회 안에 있지만 없는 이들처럼 대한다면 결국 예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번 한 주간 예수님이 말씀하신 순수한 이들이 우리 안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조연성야곱사제(푸드뱅크)